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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 시 - 백약 무효한 어려운 시대

2018년 8월 18일 업데이트됨

- "아무 약이나 다 듣는다"고 착각하는 세대에게 주는 브레히트의 처방



브레히트, 봐이겔, 브레히트 시, 백약 무효한 어려운 시대
"어머니" 공연에서 봐이겔 (1951년)


백약 무효한 어려운 시대


나무는 왜 열매를 맺지 못했는지 몸짓한다. 시인은 왜 시를 볼품없이 쓴 것인지 한탄한다. 장군은 왜 전쟁에 패했는지 변명한다.

거친 캔버스에다 그린 그림! 잊혀진 것을 전한 탐험대의 보고! 아무도 주시하지 않은 중대한 행동!

금이 간 화병을 요강으로 사용해야만 할까? 어처구니없는 비극으로 익살극이 만들어져야만 할까? 보기 싫은 연인을 부엌에다 세워둬야만 할까?


허물어져 가는 집을 떠나는 사람을 칭찬하라! 타락한 친구에게 문을 걸어 잠그는 사람을 칭찬하라!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잊어버리는 사람을 칭찬하라!

집은 있었던 돌들로 지어졌다. 혁명은 기존의 혁명가들과 더불어 이루어졌다. 그림은 있었던 색상으로 그려졌다.

그곳에 있었던 것을 먹었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베풀었다. 참석한 사람들과 토론했었다. 사용하도록 맡겨진 능력, 지혜와 용기로 일했었다.

경솔함은 결코 사과될 수 없다. 더 가능할 수도 있었다. 유감은 다 말해질 것이다. (무엇이 이걸 도울 수 있겠는가?)

(GBA 15, 214. 1949년경) 


Schlechte Zeiten

Der Baum erzühlt, warum er keine Früchte gebracht hat. Der Dichter erzählt, warum die Verse schlecht geworden sind. Der General erzählt, warum der Krieg verloren wurde.

Bilder, gemalt auf brüchiger Leinwand! Berichte der Expedition, überliefert den Vergeßlichen! Großes Verhalten, von niemandem beobachtet!

Soll die geborstene Vase als Pißtopf verwendet werden? Soll aus der lächerlichen Tragödie ein Schwank gemacht werden? Soll die verunstaltete Geliebte in die Küche gestellt werden?

Lob denen, die aus den baufälligen Häusern ausziehen! Lob denen, die dem verkommenen Freund die Türe verriegeln! Lob denen, die den undurchführbaren Plan vergessen!

Das Haus ist gebaut aus den Steinen, die vorhanden waren. Der Umsturz wurde gemacht mit den Umstürzlern, die vorhanden waren. Das Bild wurde gemalt mit den Farben, die vorhanden waren.

Gegessen wurde, was da war. Gegeben wurde den Bedürftigen. Gesprochen wurde mit den Anwesenden. Gearbeitet wurde mit den Kräften, der Weisheit und dem Mut, die zur Verfügung standen.

Die Sorglosigkeit soll nicht entschuldigt werden. Mehr wäre möglich gewesen. Das Bedauern wird ausgesprochen. (Was könnte es helfen?)

(GBA 15, 214 f. 194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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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백약 무효한 어려운 시대"는 브레히트가 1949년 경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원 제목이 "어려운 시대 Schlechte Zeit" (GBA 15, 214)란 시이다. 전쟁이 끝나고 동베를린으로 돌아와 분단된 독일을 바라보면서 전개되던 정치적 현실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긴 망명기간 동안 희망을 노래하며 시에 담았던 "어렵고 암울한 시대"가 나치가 물러간 뒤에도 여전히 지나가지 않았음을 노래하고 있다. 

    이런 브레히트의 분단된 독일에 대한 인식이 다른 시들 - "본 정부식의 연방 찬양 Bonner Bundeshymne" (1949년), "독일 노래 Deutsches Lied" (1949년) 에서 노래하고 있다. 특히 작가인 브레히트 자신이 이런 현실에 대한 인식을 노래한 "알아차림 Wahrnehmung" (1949)이란 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산더미 같이 높은 수고들이 우리 뒤에 놓여있네 우리 앞에 평야 같이 넓은 수고들이 놓여있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여전히 분단된 한반도, 자기와 조금이라도 의견이 다르면 "빨갱이!" "종북" 내지 "친북"이란 딱지만 붙이면 만사형통하는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통일이 대박"이라고까지 외치고, 1년 내내 색깔 논쟁으로 국민의 여론을 두편으로 찢어놓는 '슬픈 현실'을 바라보았다. 국민들은 "사자방 비리"로 피같은 세금을 구정물 쓰듯한 이전 정부의 실책에 아연실색한 지난 한 해였었다.

    새해를 맞아 갑자기 180도로 뒤집힌 한반도 정세와 정치가들에게는 과연 "백약이 무효인 어려운 시대"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과거야 어찌했건, 분단된 한반도에서 통일문제를 가지고 그냥 "정치놀음"이 아닌 진심과 진정으로 대처하는 새해이기를 소망해 본다.



브레히트, 베를린
동베를린에서 브레히트 (1949년)

(2015년 새해 아침에 - 이 시는 "브레히트 시, 777선 번역 프로젝트" 중에 하나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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